기획 완결 마음의양식

강가에나 나가 보자 - 김 영 덕

입력 2004. 06. 28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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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겨워 울컥 치밀 때 강가에나 나가 보자
올망졸망 모여 앉아 대중조차 잊고 사는,
자갈과 자갈 사이의 여유쯤은 갖고 살자

제 살을 깎아 내어 얻어 낸 풍요로움
얼만큼 굴러봐야 저 소릴 들을 건가
하루쯤 강가에 서서 손바닥을 펴 보자
부딪쳐 터진 상흔 물살에 씻어 내고
이제는 가슴 열어 이웃하는 저 틈새로
작아도 거침없이 넓게 가는 바람 소리 들어 보자
삶은 늘 즐겁고 기쁜 일만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괴롭고 고통스러울 때도 있고, 삶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울컥울컥 화가 치밀 때도 있고 시름에 겨울 때도 있다. 인간이기에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
화자는 화가 치밀 때, 시름에 겨울 때 '강가에 나가 보자'고 한다. 그곳에 가면 올망졸망하게 모여 사는 자갈을 만날 수 있고 오랜 세월을 다듬어지고 깎여 모나지 않고 둥글게 된 자갈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건 바로 제 살을 깎아 내는 아픔 후에 얻은 평화다. 그 자갈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움켜쥐었던 손바닥을 가만히 펴며 울화와 근심을 풀어 보자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부딪치며 얻는 상처를 물살에 씻어 내고 이웃해 앉는 자갈들처럼 그렇게 거침없이 지나가는 바람 소리도 들어 보는 여유를 갖자고 화자는 이 작품에서 말하고 있다.
시풀이 <김 민 정 시인·문학박사·서울 장평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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