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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과 동물

공군73기상전대 중앙기상 부장 반기성 대령

입력 2001. 12. 29   00:00
업데이트 2013. 01. 0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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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쌓아 올린 것을 한순간에 파괴하는 지진이야말로 인류에게 가장 큰 재앙이다.” 굳이 `찰스 다윈'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지진이란 비극 그 자체이다.

    25년 전 규모 7.8의 강진이 중국 탕산(唐山) 시를 덮쳤다. 단 23초 만에 건물 90% 이상이 무너지고 불에 타버렸으며 65만명 이상이 사망하는 최악의 재해가 발생했다.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이면 원자폭탄 200개의 위력과 맞먹을 정도이니 인간이 쌓아 올린 모든 것이 재로 변할 수밖에.

    그림 `지진'은 `일기예보전'에 출품됐던 신경철의 작품이다. 사진작가인 그는 지진 보도사진에 이미지를 혼합한 네거티브 기법으로 지진과 해일이 일어난 후의 초토화된 환경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인간들이 과학문명을 무분별하게 남용함으로써 자연환경이 파괴되었고, 이로 인해 하나님이 만든 자연 질서가 깨지면서 지진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 않습니까.” 최근 들어 전세계적으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것을 보면 과도한 물질문명의 발달을 경계하는 작가의 비장한 경고가 사실감 있게 다가온다.

    전시회에서 그는 일명 `츄라이(tray)'라고 불리는 군대 식판에 물에 잠긴 풍경사진을 붙여 작품 아래에 설치했다. 이것은 지진이 발생하면 인간의 기본적인 식생활조차 고통받게 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 하겠다.
    일본에서는 땅 밑에 살고 있는 큰 메기가, 인도에서는 코끼리가 지진을 일으킨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그래서일까. 중국 기상청에서는 지진예측에 동물을 사용하는데, 실제로 리오닝 대지진 때 동물들의 특이한 행동을 보고 미리 대피령을 내렸다.

    시가지의 98%가 파괴되는 대지진에도 희생자는 300명밖에(?) 나지 않았다고 하니 전적으로 자연에 순응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동물들의 본능적인 지혜가 우리 인간을 앞서는지도 모르겠다.

    〈공군73기상전대 중앙기상 부장 반기성 대령〉

    공군73기상전대 중앙기상 부장 반기성 대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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