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그림과날씨

얼음을 찍는 화가

공군73기상전대 중앙기상부장 반기성 대령

입력 2001. 12. 15   00:00
업데이트 2013. 01. 0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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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렸을 때는 겨울방학만 되면 하루 종일 얼음판에서 살았잖여. 근데 요즘 애들은 얼음이 안 얼어서 그런가, 컴퓨터 앞에서 떠나질 않어.” 오랜 만에 만난 고향 친구의 말처럼, 예전에 우리는 겨울만 되면 아침 밥숟가락을 놓자마자 꽁꽁 언 얼음판으로 달려가 하루 종일 썰매를 타고 놀았다. 배가 고프면 각자 가져온 고구마를 겨울 들판에서 구워 먹었고, 깨끗한 눈이나 고드름을 음료수 대용으로 먹었다. 짚 대롱으로 얼음에 구멍을 내 썰매 뒤에 끌고 다니거나, 얼음으로 렌즈를 만들어 짚에 불을 붙여 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던 옛 추억이 아련하다.

그림은 홍익대 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김대수가 `일기예보전'에 출품했던 `얼음'이라는 사진작품이다. 사진의 역사가 그림에 비해 짧아서인지 대부분의 예술사진가들은 회화적 기법을 사진에 응용해 왔다. 최근에는 덧붙임이나 변형 없이 그대로의 사진을 찍어 사진만이 가지는 특징으로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스트레이트 포토' 기법이 유행하고 있으며 김대수도 이에 속한다.
“꿋꿋하게 변함없이 자신의 모습을 지키는 자연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는 주로 남도의 대나무 밭이나 길 풍경 등을 자연의 모습 그대로 보여준다.

지구상에서 먹을 수 있는 담수(淡水)의 70%는 얼음의 형태로 존재한다. 많은 나라에서 얼음을 식수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포기하고 말았는데, 어떤 캐나다 사람이 `오염되지 않은 청정수'란 이름으로 빙산의 얼음을 녹여 팔아 거부가 되었다고 한다.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금고를 채워 준다”는 잠언의 말처럼 고정관념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금고를 채우는 그 첫번째 지혜다.

〈공군73기상전대 중앙기상부장 반기성 대령 〉

공군73기상전대 중앙기상부장 반기성 대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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