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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가 전략무기의 핵심 승조원입니다!

2018. 07. 09   16:02 입력



케네디 대통령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했을 때 한 청소부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그가 주저 없이 “우주선을 달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한 일화가 있다. 이 일화는 내게 많은 감명을 주었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해주었다.

남자들에게 군대생활 이야기는 술자리에서 그 어떤 안주보다도 자주 즐기게 되는 주메뉴다. 자신들이 근무한 부대가 전투력이 가장 강했고, 제일 힘들었으며 그 중심에 서 있던 사람이 본인이었다는 무용담을 자랑하곤 한다. 하지만 취사병으로 근무했다면 군대생활 편하게 했다고 하거나 작전요원들의 보조요원 취급을 받기도 한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작전요원들의 보조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잠수함 조리장이다.

내가 어머니 배 속에 있었던 때부터 부모님은 식당을 경영해 오셨다. 그래서 조리실은 내게 그 어떤 곳보다도 친숙한 곳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내가 요리에 관심을 보이면 “남자는 주방에 있는 게 아니야” 하시면서 나를 쫓아내곤 했다. 하지만 나는 요리하는 것이 너무 좋아서 부모님께서 식당에서 일하시는 동안 어깨너머로 배운 실력으로 집에서 자주 요리를 하곤 했다. 축구공보다는 조리용 칼이, 컴퓨터 게임보다는 유명 셰프들의 레시피 영상이 더욱 좋았다. 그래서 부모님을 어렵게 설득해 마이스터고 조리과에 입학했다.


해군잠수함사령부 소속 이천함 조준민 하사가 직접 만든 음식을 승조원 식당으로 옮기고 있다. 조용학 기자



직업에 대해 고민하던 중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해군이 되기로 결심했고, 나의 전문성을 발휘하고자 조리 직별을 선택했으며, 바닷속에 대한 호기심과 내가 조리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주관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잠수함 근무에 지원했다. 잠수함은 은밀성을 지닌 전략무기다. 장교들은 물론 소리를 듣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음탐, 무장 운용을 주관하는 무장, 추진을 위해 필수적인 추기/전기 직별 등 모든 직별이 다 중요하다. 반면 조리 직별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직별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나는 잠수함 내 어느 직별보다도 내 일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내 일은 승조원들에게 임무 기간 내내 맛있는 식사를 제공해서 그들이 균형 잡힌 영양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함은 물론, 내가 개발한 신메뉴와 간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경감하고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또한, 채소와 과일이 수분을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신문지로 하나씩 싸서 긴 임무 기간에 충분한 비타민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는 전투부대에서 국가를 위해 노력한 분들이 보기에는 아주 평범하고 쉬운 일이라고 여길지 모르는 잠수함의 조리장이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협소한 잠수함에서도 가장 좁은 한 평 남짓한 조리실이다. 하지만 나는 내게 주어진 일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보다 가장 잘하는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그리고 세계 최고의 두뇌집단인 NASA 청소부의 답변처럼 내 업무의 중요성을 생각하고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는 국가 전략무기인 잠수함의 핵심 승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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