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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기강 확립·장병 인권 보장, 동시 구현이 핵심”

노수철 국방부 법무관리관 - 군 사법제도 개혁 인터뷰
2018. 03. 23   14:28 입력

 

 

 

“장병들이 주인이 되는,인권이 보장되는 군대가결 국은 강한 군대로 발전할 것”

군사재판 항소심은 민간법원 관할로각 군 총장 소속 검찰단 설치,

병 징계 종류 다양화와 피해자 위한국선변호인제도 도입 예정



“군 인권을 보장하면 기강이 해이해지고, 기강을 확립하면 인권이 희미해진다고들 하죠. 하지만 이번 군 사법개혁은 이 두 가치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인권 보장을 군에서도 실현하면서 ‘국방개혁 2.0’의 핵심인 ‘강한 군대’를 만들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끌어내는 것이 군 사법개혁의 특색입니다.”

영창제도 폐지, 군 판사 독립, 피해자 국선변호사 선임 등 파격적인 군 사법제도 개혁의 최일선에 선 노수철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이번 사법제도 개혁의 핵심을 ‘군 기강과 인권의 조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강한 기강은 자신이 소속된 사회 조직의 신념을 지켜낼 때 나온다”며 “타의에 의해 ‘싸워라’, ‘처벌하겠다’는 요구를 받는다고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병들이 주인이 되는,

인권이 보장되는 군대가 결국은 강한 군대로 발전할 것”이라며

“군 기강도 이제 인권 친화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 지금 이 시점에서 군 사법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군인들은 ‘제복을 입은 민주시민’이다. 그러므로 이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군은 그동안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 사법 운영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지만 장병 인권 보장을 통한 강력한 군 기강 확립을 온전히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군 사법제도를 보다 인권 친화적이면서도 군 기강을 강하게 확립하는 방향으로 개혁하게 됐다.”



- 인권 보장과 기강 확립은 상충되는 개념이라는 통념도 있다.

“사실 그렇지 않다. 강한 기강은 자신이 소속된 사회 조직의 신념을 지켜낼 때 나온다. 타의에 의해 요구를 받는다고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영창제도를 예로 들어보자. 영창제는 병사들을 가둬서 겁을 주는 구시대적 제도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창제가 가지는 진짜 힘은 병사들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영창에 있던 시간만큼 복무기간이 연장되는 데서 나온다. 영창제를 폐지하는 대신 군기교육제도를 도입할 것인데 이는 복무기간 연장은 그대로 두되 위협이 아닌 교육을 통해 병사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겠다는 취지다. 기강은 확립되면서 심리적 치유와 교육도 이뤄지는 것이다. 기존 효과는 유지하면서 인권을 보장하는 방식인 셈이다.”



- 큰 틀에서 군 사법개혁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알려달라.

“이번에는 군사법원 분야, 검찰 분야, 사법경찰 분야, 인권 분야 등 네 가지 방향에서 이뤄진다. 우선 군사법원 개혁을 통해 억울한 장병이 없도록 독립되고 공정한 군 사법시스템을 구축하고, 군 검찰·사법경찰관 개혁으로 적법절차가 준수되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수사를 진행하면서 인권 개혁을 통해 인권이 보장되고 내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군을 건설할 계획이다.”



- 군 사법개혁의 핵심은 무엇인가?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다. 군사법원은 군 통수권을 보좌하는 동시에 인권을 보장하는 이중적인 성격이 있다. 평시 군 기강 확립을 위해 존속돼야 하지만 장병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보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군사재판의 항소심은 이미 1심 보통군사법원에서 군의 특성과 군기 등을 고려해 심리된 내용을 감안하는 것이므로 민간법원에서 관할하게 했다. 또 군단급에 설치된 31개 군사법원은 국방부 장관 직속으로 5개 지역에 상설된다. 법원 수를 줄여 경험이 풍부한 군 판사가 재판을 맡도록 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더 나아가 지역 군사법원장을 민간 법조인에게 개방할 예정이며 군판사인사위원회를 설치해 인사관리를 독립시키고 신분을 보장할 계획이다. 특히 지휘관이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통로로 인식돼 온 확인조치권과 심판관 제도를 전면 폐지한다.”



- 군 검찰 개혁은 어떻게 이뤄지나?

“군 검찰은 지휘관에 의한 수사 개입 가능성과 사건 왜곡·은폐 가능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시돼 왔다. 국방부는 현 제도가 군 수사에 대한 불신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해 지휘관의 군 검찰에 대한 불법·부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사단급 검찰부를 폐지하고 각 군 총장 소속 검찰단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총장을 중심으로 한 확고한 지휘체계 확립에 기여할 것이다. 동시에 지휘관이 군 검찰권의 오남용을 방지하는 제도도 갖춰나갈 예정이다. 상급자의 불법·부당한 지휘 감독에 대한 군 검찰의 이의제기권 부여, 수사지도권 도입 등 공정한 업무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검토하고 있다.”



- 민간 검·경 사이에서는 수사지휘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기도 하는데.

“우선 민간에서는 수사지휘권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우리는 수사지도권을 도입하겠다는 차이가 있다. 수사지도권은 수사기관 견제의 문제다. 검찰이 법적인 권한에서는 우위에 있지만 물적·인적 자원은 경찰이 우위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간의 문제는 검찰의 권한이 비대해지면서 생긴 것이지만 군의 실정은 다르다. 수사의 주체인 헌병과 검찰이 서로 적정한 견제와 균형을 맞출 때 인권 보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수사업무에 대한 지휘권을 갖고 절차적 투명성을 갖춘 수사를 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군 사법경찰관 개혁의 방향은?

“헌병 조직은 현재 수사와 작전이라는 두 가지 임무를 병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헌병의 수사기능을 작전기능과 원천적으로 분리시켜 완전히 독립된 수사조직으로 재편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휘관의 부당한 개입을 차단하고 수사의 독립성·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작전헌병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어 전투력을 고양할 수 있을 것이다.”



- 군 인권 분야 개혁은 어떻게 이뤄지나?

“이번 군 사법제도 개혁안의 가장 큰 방향성은 바로 ‘장병 인권 보호’다. 우선 앞서 언급한 영창제 폐지와 맞물려 병 징계 종류를 다양화할 예정이다. 또 군 범죄 피해자를 위한 국선변호인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민간 사법제도에서 일부 성범죄 피해자에게만 국선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게 하는 것에 비하면 군의 전면적인 피해자 국선변호인제도는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군 복무 중 사망한 자의 유족에 대해서도 요청에 따라 민간 변호사 중 국선변호사를 선정해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군에 자식을 보냈다가 잃은 부모님들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 군 사법개혁은 어떻게 추진될 계획인가?

“군사법원법, 군인사법 등 관련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들은 관련 부서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안으로 법률안 초안을 마련할 것이다. 특히 심판관제·확인조치권 폐지, 군판사인사위원회 설치 등 개정 전이라도 개혁의 취지를 실현할 수 있는 과제는 우선적으로 시행해 장병들이 혜택을 빨리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 앞으로의 각오는?

“군과 국민은 물과 물고기 같은 관계다. 국민에게서 떨어져서는 강한 군이 될 수 없다. 이 때문에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우리 군이 법치주의를 구현하는 데 책임을 맡은 만큼 이번 개혁을 통해 ‘국민이 신뢰하는 군 사법’으로 거듭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군 사법제도 개혁에 대한 국민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사진  조종원 기자

사진 < 조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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