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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견생 시작… ‘반려견’으로 호강하길

● 육군1야전군사령부 군견교육대 군견 민간 분양 현장
2018. 02. 13   18:43 입력 | 2018. 02. 16   18:05 수정

 

분양 신청자의 거주형태·사육장소 등 엄격 심사

“그동안 고생했을텐데… 좋은거 먹이며 잘 키울 것”

 


 


군견의 마지막 이름은 ‘관리견’이다. 임무 수행을 마친 군인은 명예롭게 전역하고 사회로 돌아가지만 은퇴한 군견은 관리견이 된다. 관리견은 군견교육대에서 훈련을 받지 않고 개별공간에서 생활한다. 국방의 의무를 다한 관리견이 사회로 나가는 방법은 단 하나, 바로 민간에 입양되는 것이다. 우리 군은 지난 2015년부터 민간을 대상으로 은퇴견 무료 분양을 시행하고 있다. 국가에 충성했던 군견들이 새 주인을 맞아 반려견으로 제2의 견생을 시작할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강원도 춘천시 육군1야전군사령부 군견교육대에서 열리는 군견 분양 행사는 군견에게는 전역식인 셈이다. 지난달 31일 군견들이 반려견으로 힘찬 첫발을 내딛는 ‘군견 전역식’ 현장을 찾았다.


엄격한 심사… 10가지 이상 만족해야 입양 가능

“사료만 먹었던 아이들이라 먹다 남은 밥을 주시면 소화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목 뒤쪽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했으니 나눠드리는 스티커만 갖고 시청에 가서 등록하시면 됩니다.” 군견교육대 최용선 중사가 퇴역 군견을 입양하기 위해 모여든 10여 명의 민간인에게 관리 방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들은 군견을 반려견으로 맞이하는 데 유념해야 할 사항을 메모하고 궁금한 부분을 질문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 중사의 설명이 끝나자 입양 신청자들은 군견교육대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관리견들이 모여 있는 군견 막사로 자리를 옮겼다. 낯선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들자 견사 안에 있던 수십 마리의 관리견들이 흥분한 모습을 보이며 일제히 짖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사람을 워낙 좋아하는 관리견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꼬리를 힘차게 흔들고 앞발을 들어 올리며 안길 태세를 취했다. 마치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호소하는 듯했다.

예비 주인들은 이곳에서 관리견들을 20분 정도 꼼꼼하게 살펴본 뒤 마음에 드는 한 마리를 선택해 입양했다. 만일 한 관리견이 중복 선택을 받았을 경우에는 추첨을 통해 현장에서 주인이 결정된다. 다행히 이날은 선택이 중복되지 않았다.

일련의 입양 절차는 의외로 간단했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신청자만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군견교육대는 분양 신청자의 사육환경을 엄격히 심사해 입양 대상자를 선정한다. 거주 형태, 사육 장소, 사육 경험뿐만 아니라 집을 비웠을 경우 위탁처, 주변 동물병원 여부 등 10개 이상의 항목을 만족한 신청자만이 군견을 입양할 수 있다.

 




충남 공주시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 군견교육대를 찾은 이덕재(57) 씨는 “지인을 통해 은퇴 군견 분양 소식을 접하고 꼭 당첨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신청했다”며 “나라를 위해 고생했던 군견을 데려다 좋은 거 먹이고 잘 재우며 호강시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왔다는 김길수(67) 씨는 독일산 셰퍼드 종 ‘추구’와 가족이 됐다. 그는 “잘 훈련받은 추구와 여생을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넓은 공장 마당에 풀어놓고 마음껏 뛰어놀게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전우 보내기 슬프지만 좋은 곳에서 행복했으면

“넓은 마당이 있는 집 주인이 입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은퇴한 뒤로 산책을 시켜주긴 했지만 대부분 견사에 있었기 때문에 많이 답답했을 거예요. 또 낯선 사람을 봤을 때 겁을 먹는 편이라 주인이 항상 곁에서 잘 챙겨주셨으면 합니다.”

새로운 만남은 누군가와의 이별을 뜻하기도 한다. 이날은 은퇴 군견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기쁨의 날인 동시에 군견병들에게는 자신과 함께 군 생활을 해온 ‘전우’를 보내는 날이었다.

군견교육대 최준호 상병은 깊은 전우애를 나눠온 벨기에산 말리노이즈 종 ‘류승’과 이별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눈빛만 봐도 류승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라는 최 상병은 “류승과 헤어지는 것이 가슴 아프지만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하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최 상병은 “군견들은 사람으로 따지면 군대에서 평생 훈련만 받고 살아온 것과 마찬가지”라며 “여기보다 좋은 환경에서 남은 노후라도 편하게 보내며 그동안 고생했던 것을 조금이라도 보상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관리견이 견사에서 새 주인을 기다리다가 하늘나라로 가는 경우 우리 군견병들은 모두 펑펑 운다. 류승만큼은 여기서 생을 마감하지 않고 꼭 입양됐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 상병의 바람대로 이날 류승은 새 주인을 만났다. 류승은 이별을 직감했는지 두 앞발을 힘차게 들며 최 상병에게 안겼고, 최 상병은 그런 류승을 꼭 안아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체계적 훈련받아 사람과 함께 생활하기에 적합

서상호(중령) 군견교육대장은 “군견 민간 분양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가와 군을 위해 헌신한 군견이 여생만큼은 안락하게 보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분양 신청자의 사육 환경을 엄격하게 심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퇴역 군견은 비록 나이는 많지만,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온 만큼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기에 적합하다”며 “임무를 완수한 이들이 사회의 품으로 돌아가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에서 글=  안승회 기자 < seung@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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