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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기획/연재 > 교양 >김성수 평론가의 대중문화 읽기

팬덤·정체성 확립 통해 그녀들만의 개성 어필해야

<2> 블랙핑크, 한국 걸그룹의 대안인가?
2018. 07. 12   17:21 입력



최근 미국의 포브스지가 이례적으로 한국의 신예 걸그룹을 집중 조명했다. 2016년 데뷔하고 싱글 두 개만 내놓은 뒤 1년이 훌쩍 넘게 별 활동을 하지 않다가 지난 6월 15일에야 4곡짜리 미니앨범을 발매한 블랙핑크가 그 주인공이었다.


현존하는 K팝 최고 걸그룹 ‘블랙핑크’

포브스는 “블랙핑크는 ‘핫100’과 ‘빌보드200’ 차트에서 K팝 걸그룹 최고 성적을 거두는 역사를 썼다”고 평가한 뒤 “2009년 이후 K팝 걸그룹이 ‘핫100’ 차트에 오른 건 처음이다. 다른 메인 차트인 ‘빌보드200’에서도 ‘스퀘어 업(SQUARE UP)’은 2NE1이 ‘크러시(Crush)’ 앨범으로 기록한 61위를 넘어 K팝 걸그룹 역사상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니앨범 ‘스퀘어 업’과 타이틀 곡 ‘뚜두뚜두’는 발매된 첫 주에 빌보드 메인 차트인 앨범차트 ‘빌보드200’과 싱글차트 ‘핫100’에 동시 진입했다. 한국 걸그룹으로는 최초다. ‘빌보드200’에는 40위로 진입했고, ‘핫100’에는 55위에 랭크됐는데 포브스의 언급처럼 K팝 걸그룹의 기록 중 최고다. 이뿐 아니라 앨범 ‘스퀘어 업’은 공개와 동시에 44개국 아이튠즈 앨범차트 1위를 차지했으며, 지금까지도 앨범은 9개국 1위, 싱글 ‘뚜두뚜두’는 10개국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훌륭한 차트 성적은 뮤직비디오의 폭발적인 조회 수가 뒷받침하고 있는데,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는 공개하자마자 빠른 속도로 조회 수를 올리기 시작해 24시간 만에 3620만 뷰를 돌파하면서 첫 24시간 조회 수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싸이의 ‘젠틀맨’을 3위로 밀어낸 것으로, 블랙핑크 위에는 이제 테일러 스위프트밖에 없다. 공개 10일 만에 1억 뷰를 돌파하며 K팝 걸그룹 최단 신기록을 세운 ‘뚜두뚜두’는 7월 11일 자정 기준 1억7000만 뷰를 돌파했다. 2018년에 발표된 뮤직비디오 중에선 세계 최고 기록이다. 데뷔 이후 총 6편 뮤직비디오가 발표됐는데 모두 억대 뷰를 달성했다. 이 기록은 트와이스조차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K팝 걸그룹 중 단연 최고 기록이다.

블랙핑크의 눈부신 성적만을 놓고 보면 방탄소년단의 성공스토리와 닮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블랙핑크는 K팝 3대 메이저 회사인 YG의 야심작이다. 무려 7년간 준비해서 선보인 이 슈퍼 아이돌은 YG의 모든 노하우를 집결해 생산한, 현존하는 K팝 걸그룹의 최고 수준이라 볼 수 있다.


블랙핑크가 K팝 걸그룹 최초로 영국(UK) 오피셜 싱글 차트에 진입했다. 사진은 UK 오피셜 차트가 공식 SNS를 통해 블랙핑크를 소개한 화면.   
 사진=YG엔터테인먼트



시대에 맞는 ‘쎈’ 언니 콘셉트

방탄소년단이 한국 시장에 어울리지 않는 콘셉트를 내세우다 실패한 뒤, 스스로 성장하면서 오히려 콘셉트를 정체성으로 체화한 아티스트라면, 블랙핑크는 YG의 정체성이 뼛속 깊숙이 배어 있는 걸그룹이다.

혹자는 2NE1의 유사품이라고 폄하하지만, 사실 2NE1도 만들어낼 수 없는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는 블랙핑크는 오히려 2NE1이 추구했던 한국식 걸스 힙합장르의 완성품이라고 봐야 한다. 4명의 멤버가 모두 탁월한 보컬과 랩, 퍼포먼스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는 데다가 고급스러운 패션 감각과 우아하고 개성적인 비주얼까지 장착하고는, 미투와 ‘쎈’ 언니로 대변되고 있는 페미니즘 담론까지 콘셉트로 담고, 능숙한 외국어 구사력까지 자랑한다. 그야말로 시대가 원하는 이상적인 걸그룹이 아닌가! 그들이 남성들보다 여성들로부터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한국 팬들보다 더 열광적인 다국적 팬들을 갖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핑크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위험하다.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뚜두뚜두’가 1주 만에 사라져 버린 모습은 일종의 경고다. 쉽게 말해 그들은 막강한 회사가 심혈을 기울여서 빚은 매력 넘치는 상품이지 성장하는 아티스트가 아니기에, 방탄소년단의 ‘아미’와 같은 실천하는 팬덤이 형성되지 못한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구권 팬덤’의 부족이 블랙핑크의 안정적 차트 진입을 방해한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인 것이 방탄소년단의 서구권 아미들은 상대적으로 트렌드에 둔감한 라디오 선곡 횟수를 늘리기 위해 라디오DJ들과 프로그램을 집중 공략해서, 압도적인 소셜의 성과를 오프라인까지 확대시킨다. 이런 실천적인 팬덤의 활동은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차트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매력적인 상품보다 개성 있는 아티스트로

블랙핑크는 확실히 방탄소년단보다는 유럽이나 북미의 팬덤 수가 적다. 하지만 글로벌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는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트는 지역의 팬덤 숫자보다는 강력한 실천력을 갖춘 온라인 활동가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블랙핑크가 방탄보다 불리하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실제로 블랙핑크는 방탄소년단에 버금가는 유튜브 구독자(940만)와 SNS의 팔로어(인스타그램만 1000만 팔로어)를 갖고 있으며 이들의 실천력도 상당해서, 소셜네트워크 안에서의 블랙핑크 영향력은 다른 K팝 걸그룹들을 압도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더욱 그렇다.

블랙핑크의 한계는 팬덤을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방탄처럼 성장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아니라, 이미 2NE1을 성공시킨 바 있는 프로듀서 테디의 ‘작품’이니 완성도가 아무리 높다고 해도 팬들이 스스로를 프로듀서로 규정하도록 끌어들이는 힘을 약화시킨다. 또 팬덤과의 결속력을 높이는 쌍방향 소통도 블랙핑크의 신비주의 콘셉트가 일정 부분 가로막고 있어, 일정한 거리가 느껴지는 한계가 존재한다. 게다가 일종의 순결 서약까지 강요된 계약서가 존재하니 그들이 쏟아내는 사랑의 담론들은 호소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팬들은 그들이 진짜 원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완벽한 걸스 힙합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그들이 진짜로 하고 싶어 하는 음악 스타일과 그들 내면의 언어가 쏟아지는 콘텐츠라면 더욱 선명한 개성과 확고한 매력으로 무장하게 될 것이며, 완벽 그 이상의 가치를 획득하게 될 것이다.

결국 방탄과 블랙핑크의 차이는 가수와 아티스트라는 정체성의 차이다. YG는 이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김성수  시사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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