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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기획/연재 > 군사 >영화로 본 전쟁사

첨단무기 경연장 된 걸프전...작혹한 살육전은 없었다

<34>자헤드-그들만의 전쟁(Jarhead), 2005 감독: 샘 멘데스/출연: 제이크 질런홀, 피터 사스가드
2018. 09. 11   16:09 입력 | 2018. 09. 11   16:10 수정

쿠웨이트 점령한 이라크에 대항해

다국적군이 벌인 걸프전 배경

총 한번 쏴보지 못한 채 종전 맞는

미 해병대원들의 심리와 갈등 그려

 

 


걸프전쟁(The Gulf War)은 쿠웨이트를 점령한 이라크에 대항해 미국·영국·프랑스 등 34개국으로 구성된 다국적군이 1991년 1월부터 벌인 전쟁이다. 미국이 주도한 다국적군은 각종 최첨단 무기를 대거 동원, 10만 회 이상의 공중 폭격으로 이라크를 무력화한 후 나흘간 지상전을 벌여 쿠웨이트를 수복하는 데 성공했다.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즉각 미군을 사우디아라비아에 파병하고, 다른 서방 국가들에게도 병력을 요청해, 2차 대전 이후 편성된 연합군 중 가장 큰 병력을 보유한 군사동맹이 탄생했다. 종전 후 부시 대통령의 인기는 급부상했으며 미국의 위상 역시 크게 올랐다.

반면 이라크는 서방국가에 대한 위협 수단으로 해안에 위치한 유전을 폭파해 페르시아만에 100만t 이상의 원유를 유출시킴으로써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 사고를 냈다. 후세인은 전 세계로부터 침략자인 동시에 환경 파괴자로 지탄을 받았다.



사막에서 벌어진 첨단 무기 동원된 현대전

영화 ‘자헤드-그들만의 전쟁’은 1991년 걸프전쟁 때 파병된 미 해병대원들의 이야기인데 이렇다 할 전투가 없어 생기는 심리적인 압박감과 부대원 간의 갈등·전우애를 그렸다. 자헤드(jarhead)는 ‘병조림 머리’라는 뜻으로 미 해병을 지칭하는 속어다. 이라크군이 미 공군의 전투기와 토마호크를 비롯한 크루즈 미사일 앞에 순식간에 무너져 총 한번 제대로 쏴 보지 못한 채 종전을 맞이한 해병대원들의 이야기다. 사막에서 전쟁하는 걸프전에 대한 사실적 묘사와 첨단 무기가 동원되는 현대전의 아이러니를 잘 표현한 영화다.

참전 해병대원 출신인 앤서니 스워퍼드의 자서전이 원작인 이 영화는 대학 진학 시험에 낙방해 사회에서 마땅히 할 일을 찾지 못하던 20살의 스워퍼드(제이크 질런홀)가 해병대에 입대하면서 시작된다. 스워퍼드는 혹독한 훈련을 거치면서 저격수로 발탁되고, 마침내 걸프전에 참전한다. 그러나 6개월이 되도록 전투 한번 없이 반복되는 총 닦기, 편지 읽기, 여자 이야기에, 언론 카메라 앞에서 방독면 쓰고 미식축구를 하거나, 자신의 보초 근무를 동료한테 넘겼다가 동료가 사고를 쳐 화장실 청소를 하는 등의 일에 지쳐간다. 그러다 마침내 사막의 폭풍 작전이 시작되지만 총 한 발 제대로 쏘지 못한 채 전쟁이 끝난다. 미국으로 돌아온 스워퍼드가 “4일과 4시간1분, 그게 나의 전쟁이었다”고 회상하며 영화는 끝난다.



영웅도 미션도 작전도 없는 전쟁영화

영화는 다른 전쟁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웅이 없다. 미션도, 작전도 없다. 대신 필승을 위해 훈련받고 부대원 간에 갈등하고 화해하는 실제 군인의 실상을 거의 그대로 보여준다. 그들은 금방이라도 적이 나타나면 박살 낼 미 해병 특유의 남성성으로 가득 찬 병사들이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영화 종반, 스워퍼드가 적군의 경계병을 저격하라는 명령을 받고 정조준하지만,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에 작전이 변경돼 쏘질 못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주인공 스워퍼드와 같은 팀인 트로이는 상관에게 쏘게 해 달라고 울며 항의한다. 저격병으로서, 미 해병으로서 존재의 이유를 확인하려는 의지가 무너지게 되자 거칠게 행동한 것이다.

주인공 스워퍼드를 포함, 영화 속 미 해병이 이렇다 할 전투 없이 종전을 맞이한 것은 실제 해병 1·2사단의 임무가 쿠웨이트 방면에서 공격할 것처럼 액션만 취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해병대 전체가 적을 구경도 못하고 총 한 방 못 쏴본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다른 해병대는 과도하게 쿠웨이트 방면으로 치고 들어가는 전략적인 실수도 있었다. 당시 걸프전의 주역은 이라크 본토로 들어가 적 후방에 공중강습작전을 하는 18공수군단과 5개 기갑 및 기계화 사단으로 구성된 제7군단이었다.



그들의 임무는 공격할 듯 액션만 취하는 것영화엔 다른 영화의 영상 및 음악이 자주 거론된다. 베트남전을 비판한 ‘지옥의 묵시록’을 관람하면서도 영화 중 바그너의 ‘발키리의 기행’ 음악에 맞춰 베트콩에게 포탄을 퍼붓는 미군 헬기에 열광하는 병사들의 모습은 역설적이다. 역시 베트남전 영화 ‘디어 헌터’의 주제음악이 소개되고, 불타는 유전 때문에 생긴 검은 기름비를 맞은 병사는 서부극 ‘자이언트’의 제임스 딘의 대사 “내 유전이 터졌어”를 그대로 따라 하며 웃는다.

감독은 2000년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을 받은 샘 멘데스. 주연을 맡은 제이크 질런홀의 다양한 표정 연기도 인상적이다.



전 세계 안방에 생중계된 전쟁, 화염에 휩싸인 비디오 게임 같아

영화의 부제 ‘그들만의 전쟁’은 원제(자헤드)에 없는 제목이다. 국내에 소개되면서 더 친절하게 영화의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새로 만든 것인 듯하다. 대개의 전쟁영화엔 적이 나오는데 이 영화엔 없으니 아군, 그들만의 전투인 것을 강조한 것이다. 영화 속 해병대원은 무척 싸우고 싶어하고 사기충천하지만 이라크군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미 첨단 전투기와 폭격기가 다 끝내버려 정작 미 해병들이 싸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CNN 등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된 걸프전은 잔혹한 살육전이 아니었다. 토마호크 미사일이 하늘을 날아 목표물에 명중하고, 폭격기에서 떨어지는 네이팜탄이 화염을 일으키는 비디오 게임 같은 것이었다. 걸프전은 첨단 과학으로 무장된 신무기가 총동원된 무기 경연장을 안방에 생중계한 현대전이었다.

<김병재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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