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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기획/연재 > 군사 >정호영의 역사소설 광해와 이순신

“민본주의 부활만이 조선 구해”

제10장 명군과 왜군의 강화협상 (130회)
2018. 07. 12   17:38 입력

 

조선은 이미 임진왜란을 통해 국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껍데기에 불과했다. 어떤 식으로든 변화는 불가피했다.

임금이 백성과 국가권력의 상징인 대궐을 버리고 떠날 때부터 조선이라는 나라는 붕괴하고 있었다. 조각난 백성들의 마음을 붙잡지 않고서는 나라가 온전히 지탱할 수 없었다. 그러기 위해선 백성을 주인으로 섬기는 개국정신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백성을 주인으로 섬기는 조선의 개국정신이란 바로 민본주의(民本主義)를 의미했다. 이는 조선을 설계한 개국공신인 정도전의 정치철학이기도 했다. 조선이 개국할 때 초심이라 할 수 있는 민본주의 정신의 부활만이 조선을 다시 구할 해답이었다.

유성룡은 무릎을 쳤다. 『양명집』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바로 정도전이 왕양명보다 100년 앞서 주장한 민본주의였다. 이러한 깨달음을 실천에 옮겨야 조선을 구할 수 있었다. 유성룡의 가슴은 요동쳤다.

이 무렵, 명군의 장수인 낙상지가 문병을 위해 유성룡을 찾아왔다. 낙상지는 명군 중에서도 남병을 이끄는 대표적인 장수였다. 경략 송응창과 함께 양명학을 신봉하는 절강병법(浙江兵法)의 대가였다. 문무를 겸비한 그는 유성룡의 인품과 학식에 반해 조선에 도움을 주고자 쉽지 않은 발걸음을 했다.

“몸은 좀 어떻습니까? 지난번 왜군이 진주성을 공격했을 때 돕지 못해 참으로 면목이 없습니다.”

“내 한 몸이야 아무러면 어떻습니까만, 명군의 이번 일은 너무도 실망스럽습니다. 앞으로 조선은 어찌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유성룡의 꾸짖음에 낙상지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대감, 변명 같지만 솔직히 우리 명나라의 상황도 그렇게 좋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송응창 경략과 이여송 장군이 하루속히 조선을 떠나려고 하는 겁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벌써 우리 명군이 왜군을 조선 땅에서 쫓아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벽제에서 왜군의 반격으로 일이 꼬여버렸습니다. 왜군과의 강화를 서두르려 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낙상지는 명군이 처한 상황을 털어놨다. 그는 명나라 조정의 권력투쟁과 외부의 크고 작은 침략과 위협이 매우 심각하다며 한숨지었다. 그 때문에 조선으로 파병된 군대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속사정을 밝혔다.

“명군이 조만간 떠난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우리 조선은 어찌해야 할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대감께서는 우리 명군이 떠날 때를 대비해 지금 준비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조선이 살 수 있습니다.”

유성룡은 낙상지의 말에 깜짝 놀랐다. 위험한 말이었다. 엄연히 임금이 존재하는데 조정 대신이 주제넘게 나설 일이 아니었다. 자칫 잘못하면 역모(逆謀)로 오해를 살 수 있었다. 낙상지는 유성룡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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