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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동 은 독자마당] 사람을 담는 말 그릇의 주인이 되는 법

2018. 07. 11   16:27 입력


“사람은 각자의 향기와 그릇이 있는데, 그걸 제대로 가꾸고 빚는 건 자신의 몫이야. 말[言]은 사람을 담는 그릇이어서, 그 사람을 질식시킬 수도 있고 아름답게 틔워낼 수도 있어. 정훈장교답게, 부대의 신사다운 품격을 가지길 바란다.”

다른 부대였지만, 멀리서도 진한 인향(人香)을 풍기던 한 선배 장교의 첫마디였다. 그때는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선배의 말은 두고두고 내 마음속을 떠돌았다. 이 한마디는, 사령부라는 큰 제대의 정신전력을 책임지는 정훈교육장교 직책을 수행하면서 점차 그 의미가 뚜렷해졌다.

얼마 전 분대장 정신전력교육 시간에 선배가 건넨 말의 참뜻을 이해하고 마음의 온도를 높이는 뭉클함을 느끼게 해준 사건이 있었다. ‘내가 군복을 입고 있는 이유와 군 생활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를 군 생활의 주인공으로 올려놓았던 건 다름 아닌 정훈장교님의 한마디 말이었다”고 한 분대장이 말했다.

가정환경의 어려움과 혹독한 교육훈련으로 심신이 지쳐 있을 때, 문득 자신이 거대한 육군이라는 조직 속 녹슨 부속품처럼 느껴진 적이 있다고 했다. 그때 우연히 “우리가 가진 고성능 미사일도 여러분 한 명에 비교한다면 그저 고철 덩이에 불과할 겁니다. 조직과 장비를 움직이고 운용하는 주체로서 여러분은 우리 부대의 소중한 주인공이고, 그 자체로 무궁한 가능성입니다”라는 말을 들었고, 그 말은 변화의 씨앗이 됐다고 얘기했다. 이를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한 작은 말의 향기가 누군가를 담는 말 그릇을 빚고, 빚어진 말 그릇은 삶의 위안과 변화의 가능성이 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말은 사람의 인격뿐만 아니라 시간의 감각을 반영한다. 말 자체는 입술을 떠나는 순간 과거의 기억이 되지만, 그 말의 씨앗은 그대로 남아 누군가에게 잔혹한 괴롭힘의 연속이 혹은 따뜻한 미래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말을 담는 그릇을 하나씩 지니고 살아간다. 하지만 말 그릇의 진정한 주인이 되려는 사람, 깊이 있는 그릇을 빚으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안타깝다. 수많은 작전과 예기치 못한 상황에 함께 대응하고 뭉쳐야 하는 우리 군인들에게, 사람을 담을 수 있는 깊이 있는 말 그릇은 꼭 필요하다. 말 그릇을 키우는 일은 어렵지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신파극처럼 절절한 위로의 말도, 과도한 수식의 말도 아니다. 자신과 잠시 거리를 두고 상대방이 돼 마음의 온도를 고민해보는 연습만으로 충분하다.

드디어 7월! 작열하는 태양 아래 신록의 빛을 더하는 여름이 왔다. 새로 전입해 온 신임장교들이 당당한 걸음으로 청운의 꿈을 꾸고 행진하는 새로운 시작점인 지금, 하루에 조금씩 상대방의 입장을 고민하며 자신의 말 그릇을 키우고 주인이 되는 연습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군 장병 모두에게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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