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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병 식 병영칼럼] 메콩강의 어부, 솜팡 씨

2018. 04. 16   16:23 입력


 



메콩강을 현지에서는 메콩 또는 메남콩이라 부른다. 메는 한자의 어머니 모(母)다. 남은 ‘크다’는 뜻이고, 콩은 강(江)이다. 어머니같이 큰 강이다. 중국 남부에서 발원해 인도차이나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메콩은 이곳 사람들에겐 생명이고 풍요다.

라오스 북부의 오래된 도시 루앙푸라방도 메콩강변에 있다. 여기 강물은 느리게 흘러가고, 시간도 느리게 흐르는 것 같은 참 아름답고 여유로운 곳이다. 내가 만난 라오스 사람들은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다. 서두르지도 않는다. 잘 웃는다. 행복해 보인다.

솜팡 씨는 루앙푸라방의 어부다. 메콩에서 고기를 잡는다. 나이는 20대 후반이다. 솜팡 씨가 작은 나룻배를 타고, 햇살이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강물에 그물을 던지는 모습은 한 폭의 산수화처럼 낭만적이다. 그 아름다움에 매료돼 난 루앙푸라방에 머무르는 며칠 동안 그의 일과를 찬찬히 관찰했다. 그는 낡고 조그마한 배를 타고, 전통적인 그물을 사용해서 고기를 잡는다. 늘 최선을 다하지만, 그가 잡은 고기의 양은 그리 많지 않다. 잡은 고기는 가족들이 먹고, 나머지는 시장에 내다 판다.

나는 시간을 내서 솜팡 씨의 고기잡이에 동행했다. 그리고 조심스레 그에게 제안했다. 이왕에 어부가 됐으니, 세상 최고의 어부가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좀 더 넓은 곳으로 간다면, 더 많은 고기를 잡을 수도 있고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을지 모릅니다. 내가 그 길을 함께할 수도 있습니다.

솜팡 씨는 나의 제안에 이렇게 대답했다. 나의 아버지도 어부였고, 나도 어부입니다. 나는 조상 대대로 살아온 이곳에서, 아버지의 방식으로 고기를 잡습니다. 나의 고향인 이곳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혹은 유명해지기 위해 고기를 잡지 않습니다. 나는 직업이 어부이고, 여기서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나는 내 가족과 여기서 사는 것이 행복합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해도 난 나의 고향과 가업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솜팡 씨와 함께한 고기잡이의 기억은 그가 갓 잡아 올린 물고기처럼 아직도 싱싱하다. 그리고 그가 나에게 던진 질문은 여전히 내 귓가에 맴돈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어부가 됐는가, 아니면 고기잡이가 좋아서 어부가 됐는가. 나는 더 높이 오르기 위해 노력했는가, 아니면 더 좋은 어부가 되기 위해 노력했는가.

내 직업이 내 얼굴이다. 현실이 그렇다. 난 사실 내 직업에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에 나는 거울을 자주 보게 된다. 거울 속의 내가 어부의 얼굴이었으면 좋겠다. 나의 어장에서 나의 방식으로 고기를 잡고 싶다. 화려하지 않더라도, 남들이 별로 알아주지 않더라도 또는 크게 부자가 아니더라도. 메콩의 강물 속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 안다는 자부심으로 소박하게 행복한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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