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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식 병영칼럼] 설날은 노는 날이다

2018. 02. 13   18:10 입력




우리 설날을 국제적으로 부르는 이름이 변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라 밖에서 설날을 ‘Chinese New Year’s Day’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아무래도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이 높아지다 보니, 설날마저 중국 명절로 되나 보다. 나는 그때마다 설명한다. 그것은 중국의 설날이 아니다. 음력 설날이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농경사회였고, 농사에 적합하게 달을 기준으로 하는 음력을 사용했다. 그리고 설날은 그 음력으로 새해 첫날이다. 이 태음력이 본래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음력설이므로 ‘Lunar New Year’s Day’로 불러 달라고 부탁한다.

대개 세상의 많은 민족이나 국가가 자신만의 달력을 갖고 있다. 어떤 나라는 새해가 양력 7월이다. 어떤 나라는 3월이고 어떤 나라는 1월이기도 하다. 달력이란 것이 크게는 태음력과 그레고리력 그리고 율리우스력이 있지만, 종교적으로 또는 역사적으로 적용이 달라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 나라끼리도 설날이 다를 수 있다.

역사와 문화와 언어 그리고 피부색은 달라도 한 가지 공통점은 설날엔 일하지 않고 논다는 것이다. 휴식과 유희는 다르다. 설날은 쉬는 날이 아니라 노는 날이다. 근본적으로 이웃과 함께 더불어 먹고 즐기는 날이다. 즐거운 날이다.

기록에 근거하면, 설날보다 정월 대보름이 더 큰 명절이다. 설날은 음력 정월 초하루부터 15일까지 이어지는 축제의 서막인 듯하다. 이 축제의 기간에 우리 조상들은 크게 두 가지에 중점을 두었던 것 같다. 하나는 조상에 대한 감사이고 다른 하나는 이웃과 함께 즐기기. 여기에 세배와 맛있는 것 먹기, 새 옷 입기는 덤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부모가 아니라 조상에게 감사를 드린 것은 식구끼리 모인 것이 아니라 그 조상을 공유하는 후손들이 모두 모였다는 것이다. 또 다리밟기나 달집태우기, 강강술래 등을 즐겼다는 것은 가족 단위가 아니라 마을 사람이 모두 모여 함께 즐겼다는 것이다. 결국, 명절이 담장 안의 가족행사가 아니라 온 이웃이 함께하는 마을 축제였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좀 있는 사람들은 곳간 문을 스스로 열고 먹을 것을 이웃과 나누었을 것이다.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 모여서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고 화해했을 것이다. 외국의 명절도 대개는 비슷하다.

군대에서의 명절에 대한 기억은 생각보다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다. 나는 입대 후 첫 설날을 최전방 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맞았다. 무척 추웠다. 내 생애에 부모님과 함께하지 못한 첫 설날이었다. 혹독했지만, 나의 성장기에 첫 홀로서기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 후로도 나는 많은 명절을 일과 업무 때문에 가족과 함께하지 못했다. 누군가는 꼭 거기에 있어야 했고 내가 그 누군가였다. 그때마다 나는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함께 나누면 그 사람이 이웃이고, 함께 즐기면 거기가 고향이 된다. 엄마아~. 혼자 있을 때 나지막이 부르면 가슴속 부모님이 달처럼 웃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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