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국방안보

학군장교(ROTC)의 역사와 그 인물들

이주형기자

입력 2003. 02. 22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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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군장교(ROTC: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 41기생 3213명이 오는 28일 소위로 임관한다. 1963년 제1기생 임관 이래 이번 41기를 포함해 40여년 간에 걸쳐 배출된 학군장교들은 모두 13만7579명. 그 중에는 현역장성 19명을 포함해 60여 명의 학군출신 장성도 있다. 학군장교 출신의 이들은 군은 물론 정치·사회·문화·언론·예술 등 각 분야에서 국가발전을 주도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학군장교 제도의 변천사를 조명해본다.

    학군장교란 4년제 대학 재학생 중 우수자를 선발, 2년 간(3~4학년) 군사교육을 시킨 뒤 소위로 임관시켜 2년 동안 장교로 복무토록 하는 제도다. `학군' 제도는 정전 이후 초급장교 부족으로 군 전투력에 미치는 전력 저하 사태를 타개하고 예비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던 중 1961년 6월1일 서울대와 고려대 등 전국 16개 종합대학에 학군단을 설치한 것이 시초다.
    그 이후 확대를 거듭해 지금은 학군단이 설치된 대학이 97개로 늘어났다. 이 중 육군은 92개 대학이며, 해군은 한국해양대학 등 4개 대학, 공군은 항공대 1개 대학이다.

    창설 초기에는 그 명칭도 미국 제도를 본따 `예비역 장교 훈련단'으로 했으나 5기부터 자주국방 사상과 민족주체성 확립을 위해 `학생군사훈련단'(학훈단)으로 개칭했고, 71년 현재 이름인 `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으로 변경됐다.
    1~3기까지는 현역 복무기간이 2년이었다. 그러나 68년 1·21사태 이후 북한의 대남도발이 격화됨에 따라 안보 현실의 중요성을 감안해 4기부터는 우수 근무자를 중위로 진급시켜 전역토록 했다. 8기부터는 모두 중위로 전역하고 있다.

    ▲ 군 각분야 핵심간부로 중추적 역할
    학군장교는 63년 1기생 2642명이 소위로 첫 임관한 이래 매년 2500~4000명을 배출한다. 대부분 의무기간을 복무하고 중위로 군문을 나서지만 많은 장교들이 장기복무를 지원, 군의 각 분야에서 핵심 간부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장군 진급 예정자를 포함해 60여 명이 장군 반열에 올랐으며 군 최고 계급인 대장도 3명이 탄생했다. 육군2군사령관을 지낸 1기 박세환(朴世煥·현 국회의원)장군은 학군 출신 첫 번째 4성 장군이며, 2기의 김진호(金辰浩·예비역 대장·현 한국토지공사 사장)장군도 학군 출신 첫 합참의장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문민 정부 시절 4년이 넘게 기무사령관을 역임, 사실상 최장수 기무사령관이었던 임재문(林載文·예비역 중장)장군과 베트남전 참전경험을 토대로 `전투 감각'이라는 책을 펴낸 서경석(徐慶錫·예비역 중장·현 고려대 객원교수) 전 군단장, 엄삼탁(嚴三鐸·예비역 소장) 전 병무청장 등은 3기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현직으로는 육군 대장 홍순호(洪淳昊·4기) 2군사령관이 있고, 중장 계급의 직위에 있는 이선민(李善珉·6기) 육군개혁위 위원장, 조영호(趙榮鎬·7기) 3군부사령관, 군단장으로 있는 방판칠(方判七·8기) 장군을 포함해 소장 6명, 준장 9명 등 모두 19명이 현역 장성으로 복무 중에 있다. 〈표 참조〉

    ▲ 대간 작전 중 순직하기도
    참여와 봉사·명예라는 학군장교의 슬로건 아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다 전사· 순직한 장교도 362명에 이른다.
    3기 조희태(趙熙太·육본 동원참모부장·95년1월 작고)소장, 4기 이영대(李永大·육본 감찰감·95년12월 작고)소장과 차재익(車在翊·육군부사관학교장·92년12월 작고)준장 등이 복무 중 안타깝게 순직했다.
    특히 고 서형원(추서계급·24기)소령은 지난 96년 11월5일 강릉 무장간첩침투 대간첩작전 시 육군불사조부대 기동타격대장으로 소탕작전을 펼치던 중 무장간첩들의 기습사격을 받으면서도 부상한 부하를 구하고 전사했다. 또한 육군뇌종부대 소속 고 정재훈(27기)중위는 연대전투단훈련 중 물에 빠진 소대원 2명을 구하고 자신은 탈진, 순직했다.

    ▲ 우수자원 증가 … 사회 발전 기여
    현재 학군장교들은 육군 초급장교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10년 간 지원 추세를 보더라도 평균 3대 1의 지속적인 경쟁률 속에 성적 우수자들의 지원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대학졸업자로서의 지식, 비교적 넓은 인간관계, 창의적 태도와 사고력, 건전한 국가관을 지닌 우수한 자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40여 년 동안 야전에서 우수한 지휘통솔 역량을 발휘하며 군 및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학군장교들의 향후 역할과 기대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1999년, ROTC 중앙회에서 회원 9만23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입법·행정 분야에 2145명, 정계(국회의원 17명을 포함) 1001명, 언론계 915명(국장급 이상 60여 명), 교육계에는 교수 3217명(대학총장 7명), 교사 4521명, 경제계에 1만 명(50대 기업 임원 34.8%)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 저변에서 그동안 든든한 버팀목으로 국가 사회 발전에 기여해 오고 있는 ROTC의 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 학군장교 출신 정관계 인사들
    현재 ROTC 출신으로 제16대 국회에 13명이 진출해 있다.
    한나라당에는 학군장교 최초의 장성출신인 박세환(朴世煥·1기·비례대표·국방위)의원, KBS 앵커 시절 독특한 카리스마로 인기를 모은 이윤성(李允盛·6기·인천 남동 갑구·문화위)의원, 소설 `인간시장'의 작가 김홍신(金洪信·9기·비례대표·복지위)의원, 박승국(朴承國·2기·대구 북 갑구·건교위)의원, 하순봉(河舜鳳·2기·경남 진주·국방위)의원, 이원형(李源炯·12기·비례대표·운영위)의원, 손태인(孫泰仁·8기·해운대 기장 갑구·농해위)의원, 김윤식(金允式·8기·경기 용인 을구·정무위)의원 등 8명이 있다.

    민주당에는 한국일보 편집부국장과 서울경제신문 부사장을 지낸 박병윤(朴炳潤·1기·경기 시흥·재경위)의원을 비롯, 조한천(趙漢天·3기·인천 서강화 갑구·과정위)의원, 김덕배(金德培·16기·경기 일산 을구·건교위)의원 등 3명이 의정활동에 나서고 있다. 또 송광호(宋光浩·3기·자민련 제천·단양·예결위)의원과 현대 중공업 고문이면서 대한축구협회장인 정몽준(鄭夢準·13기·무소속 울산 동구·교육위)의원도 역시 학군장교 출신 의원이다.

    관계에 진출한 인사로는 손학래(孫鶴來·4기) 철도청장, 김하중(金夏中·7기) 주중국대사, 임창열(林昌烈·4기) 전 경기도지사, 성정경(成正慶·4기) LA 총영사, 김세옥(金世鈺·1기)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교통부 장관과 한국토지공사 사장을 지낸 김윤기(金允起·2기)씨 등이 있다.
    학군장교 출신들은 재계에서도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 손길승(孫吉丞·1기) 전국 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재계에서는 기획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실력 있는 전문 경영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손병두(孫炳斗·2기) 전경련 상근 부회장, 윤영호(尹英鎬·1기) 한국마사회 회장, 유상부(劉常夫·2기) 포스코 회장도 학군장교 출신이다. 허진규(許鎭奎·1기) 일진그룹 회장, 송대평(宋大平·1기) 코오롱 그룹 부회장, 이충구(李忠求·1기) 유닉스전자 회장, 이인호(李仁鎬·5기) 신한은행장도 이에 포함된다.

    현 언론계 대표적 학군장교 출신으로는 조선일보의 김대중(金大中·1기)이사를 비롯해 최청림(崔靑林·1기) 논설실장, 이영덕(李永德·4기) 논설위원 등이 있다. MBC 아나운서를 거쳐 현재 경기대 교수로 있는 차인태(車仁泰·5기)씨, 배병휴(裵秉烋·1기·전 매일경제 논설실장) 경제풍월(주) 대표이사는 학군장교 출신의 전직 언론인이다.
    교육·문화계에는 김정배(金貞培·2기) 전 고려대 총장, `비목'을 작사한 한명희(韓明熙·2기) 서울시립대 교수, 손종국(孫鍾國·13기) 경기대 총장, 정석종(鄭碩鍾·1기) 전남대 총장 등이 포진하고 있다. 파주출판문화정보센터 이사장이면서 도서출판 열화당 대표인 이기웅(李起雄·2기)씨도 학군장교 출신.

    방송 및 연예계에도 학군장교 출신은 적지 않다. `뽀빠이'로 유명한 이상용(李相龍·5기)씨, KBS 1TV `아침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는 MC 이상벽(李相璧·7기)씨, 다양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 주현(朱鉉·5기)씨, 아역배우로 시작해 8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국민배우 안성기(安聖基·12기)씨 등도 학군 장교 출신이다.

    이주형기자 기자 < jataka@dema.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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