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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발

2018. 05. 16   15:44 입력



우리는 물·공기처럼 늘 함께 있어서 존재의 가치를 자각하지 못하다가 그 존재가 사라질 때가 돼서야 그 가치를 깨닫곤 한다.

어리석게도 내게 그러한 존재는 ‘어머니’이지 않을까 싶다. 25년간 늘 어머니의 품 안에서 자라오다가 군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 멀리 떨어져 생활하는 요즘은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과 그리움이 더욱 커진다.

바쁜 교육기간 중 어머니께 전화를 걸면 수화기 너머로 반가워하시는 목소리가 가끔은 속상하게 들린다. 더 자주 통화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늘 죄송할 뿐이다. 이전에 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누구보다 소중한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늘 표현하지 못하고 가슴에만 담아둔 못난 딸이었다. 하지만 군인이 되고 난 후 스스로 많이 변했음을 느낀다.

“내가 멘 군장의 무게는 어버이 어깨의 무게보다 가볍다.”

후보생 시절, 군사훈련 중 교장 이동 간에 보았던 이 글은 육군소위가 된 지금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있다. 이 글귀는 지금의 나를 있게 했고 딸을 육군 장교로 멋지게 키워내신 어머니의 지난 인고(忍苦)의 시간을 떠올리게 해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던 나를 다시금 일으켜 세우는 큰 힘이 됐다.

긴 세월 짊어지기 버거웠을 그 무게를 홀로 감당하신 어머니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발을 정성스럽게 닦아 드렸다. 평소 어머니께 ‘사랑해’ ‘고마워’란 말조차 하는 것이 어색한 무뚝뚝한 딸로서 처음 마주 앉아 발을 씻겨 드리니 어머니도 적잖이 놀라셨다.

“조그맣던 손이 어느새 훌쩍 자라서 이렇게 엄마 발도 씻어주고 많이 컸네. 우리 딸.” 오랜 시간 고생했던 날들이 고스란히 배어 거칠고 갈라진 발을 만지자 어머니의 말에 차마 대답도 하지 못한 채 눈물이 차올랐다. 지난날 나를 위한 어머니의 헌신과 사랑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 붉어진 눈시울을 감추려고 고개를 차마 들 수 없었다. 그러한 나의 마음을 아셨던지 말없이 한동안 어깨를 다독여 주셨다.

그때 하지 못한 대답을 어머니께 꼭 전하고 싶다.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어머니의 큰 사랑과 헌신, 다 갚을 길이 없겠지만, 차근차근 보답하겠습니다. 교육받는 딸 걱정에 매일 새벽 기도하시는 어머니! 기도·사랑·보살핌으로 제가 이만큼 자랐습니다. 이젠 제가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오랫동안 건강하게 저와 함께해 주세요.”

일 년에 단 하루뿐인 어버이날. 그동안 쑥스러워 표현하지 못했던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과 사랑을 용기 내어 마음껏 표현하면 어떨까 싶다. 이러한 작은 표현은 스스로 쌓았던 벽을 허물고 부모님께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나아가 5월 가정의 달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며 어버이날 단 하루가 아니라 일 년 365일 내내 어버이날이 될 수 있도록 늘 부모님께 효도하는 자랑스러운 아들딸들이 되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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